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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게 말을 가르친 사육사

진로관련 조회 수 929 추천 수 0 2013.03.21 22:10:36


“어미와 떨어져 외로움을 심하게 타던 ’코식이’랑 2년여 잠도 같이 잤습니다. 사랑으로 쓰다듬고 칭찬해줬더니 어느날 말을 따라 하는거예요.”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듯 사랑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코끼리의 말문을 틔운 에버랜드동물원 김종갑(45) 사육사의 말이다.

김씨가 보살피는 ’코식이’는 인간의 언어, 그것도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전세계 유일의 코끼리로 최근 ’코식이’에 대한 연구논문이 세계 저명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국내 언론은 물론 로이터, 뉴욕타임스, CNN 등 해외 언론에서 말하는 코끼리에 대한 기사가 800여건이나 쏟아져 몸값이 상종가다.

뜻밖의 논문으로 에버랜드로서는 브랜드 가치로 따져도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올해 22살인 ’코식이’는 몸무게 5.5t의 아시아 코끼리로 사육사가 평소에 쓰는 “좋아, 안돼, 누워, 아직, 발, 앉아, 예” 등 총 7마디 단어를 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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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김천농공고에 입학한 것은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김천농공고는 축산물로 특화된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소, 돼지 돌보는 일을 담당했다. 특히 젖소를 키우는 일은 그의 몫이었다.

새벽 4시 반께 일어나면 젖소에게 달려갔다. 몸 손질을 해 주고 착유(우유를 짜는 일)하고, 맡은 일을 끝낸 뒤에야 학교에 등교했다. 수업이 끝나면 소를 데리고 산에 가서 풀을 먹이고 옥수수나 호밀을 걷어다 김치 절이듯 발효시켜 먹이를 준비하는 일을 하곤 했다.

“고등학교 때의 삶은 한 마디로 동물과 친구로 살았던 기억이 전부입니다. 하루 종일 소나 돼지와 어울려 다녔어요.”

그런 그가 ‘동물의 천국’인 에버랜드에 입사한 것은 정해진 코스였을 것이다. 학교 추천을 받아 에버랜드에서 일하게 됐다. 스스로 행운아라고 말하는 것은 좋은 직장을 큰 고민 없이 다니게 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래서일까. 그는 고졸이라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이 분야에서 최고의 길을 묵묵히 가는 게 좋을 뿐인데 학력이 무슨 상관 있느냐는 것이다.

“목표가 중요합니다. 뭘 하겠느냐고 목표를 정한 뒤 열심히 하면 되죠.”

사육사 길을 걷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도 한 마디 한다. “단순히 동물이 좋으니까 동물원에 근무하겠다는 생각은 안 됩니다. 단순히 좋아하기만 하면 안 된다는 말이죠. 동물에게 뭘 해 주고 동물에게 뭘 배울지 결정하는 ‘철학’도 필요합니다.”


▶말 못하는 동물, 헌신적 사랑이 필요=코식이와의 인연은 운명적이었다. 1990년생의 아시아코끼리인 코식이는 어린이대공원에서 3살 때 에버랜드에 왔다. 입사 직후 코끼리와 기린을 맡았던 그에게 코식이가 찾아온 것이다. 낯설어 그런지 무리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다. 뭔가를 해 줘야겠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야 지금보다 덩치가 훨씬 작았지만 그래도 무서웠다.

“야생동물 아닙니까. 그땐 지식도 없었고요. 코식이를 돌볼 땐 왠지 겁이 났어요.”

야간 당직을 설 때 사육장을 돌며 온도를 체크하고, 아픈 곳이 없는지 일일이 살피는 일을 했다.

어느 날, 코식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여기서 함께 자고 아빠 같이 돌봐 주면 좋을 것 같겠다’고.

아예 사육장에 둥지를 틀었다. 코식이보다 늦게 자고 먼저 일어났다. 일어나면 맨 먼저 하는 게 코식이를 쓰다듬어 주는 일이었다.

‘침’으로 교감했다. “코끼리는 침으로 애정을 확인합니다. 서로 침을 묻혀주는 것은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표시예요. 인사할 때 침을 발라 코에 묻혀 주고, 먹을 것도 한 입 베어물어 침을 묻힌 후 줬어요. 처음엔 거부하더니 아예 코식이도 침 범벅인 채 제 온몸에 묻히는 거예요.”

2년간 같이 뒹굴며 살았다. 코식이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마치 사람처럼 김 사육사의 모든 것을 따라하면서. 그렇게 둘은 친구, 아니 부자(父子)가 됐다.

2004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육장 안에 있는데 사람 소리가 들렸다. 김 사육사를 빼고는 아무도 없을 시간이었다. “어, 이상하네. 아무도 없는 곳인데…”


범인(?)은 코식이었다. 마치 아이가 옹알이를 하는 것처럼 사람소리를 냈다. 그 순간의 신선한 충격을 그는 잊지 못한다.

“코끼리는 말을 못하거든요. 발성기관이 없어요. 그런데 코를 입으로 넣어 혀놀림으로 바람을 파이프 통과시키듯이 내면서 소리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수년간 동고동락을 하다 보니 코식이는 김 사육사의 모든 것을 따라했고, 소리조차 닮고 싶어 그렇게 한 것이다. “신기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어요. 사람소리 내고 싶어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싶기도 했고요.”

코식이가 가장 잘하는 말은 ‘좋아’다. 제일 먼저 배운 말이기도 하다. 코식이를 칭찬해 주고 쓰다듬어 주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이 ‘좋아’라는 단어인데, 그걸 가장 먼저 배운 것 같다는 게 김 사육사의 말이다.

코식이는 말을 함으로써 스타가 됐다. 말하는 사실이 알려진 순간, 국내외 전문가는 물론 지구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았다. 코식이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말을 하는 코끼리가 됐고, 김 사육사는 그런 코끼리를 만들어낸 유일한 사람이 됐다.

코끼리가 말문을 틈으로써 김 사육사도 큰 교훈을 얻었다. 애정을 기울이고, 사람 같이 정을 주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코식이가 정말 아들 같이 생각되지 않겠습니까?”

코식이에게 배운 것도 많다. 사람들과 달리 정을 주면 정을 되갚는다는 것. “동물은 배신이 절대 없어요. 부성애를 주면 주는대로 받아들이고, 거꾸로 정과 헌신을 선물해줍니다.”


▶코식이가 장가들어 아들딸 낳는 것 보고 싶다=김 사육사의 꿈은 단 하나다. 특별히 아끼는 코식이, 장순이(김 사육사가 집중적으로 돌보는 동물은 코식이 말고 장순이도 있다. 기린인 장순이는 현재 새끼를 17마리 낳아 세계 타이 기록을 갖고 있다. 18번째 새끼를 낳으면 세계 최고 기린 다산 기록이다. 건강하게 18마리째도 직접 손으로 받고 싶다고 했다)가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고, 옆에서 그런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싶은 것이다.

코식이는 사람으로 치면 20대의 혈기왕성한 청년이다. 2년 뒤쯤 장가를 갈 수 있을 것이란다. 코식이 색시로 점지된 암컷 코끼리가 있는데, 아직 14살밖에 안 돼 2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코끼리는 보통 임신기간이 2년. 따라서 코식이가 아빠가 되려면 현재로선 최소 4년은 기다려야 한다.

“코식이가 새끼를 낳는 것을 꼭 보고 싶습니다. 코식이가 제 아들이니까, 제 손주가 되나요? 하하하.”

김 사육사는 코식이의 새로운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요즘 분주하다.에버랜드는 제2사파리인 로스트밸리(Lost Valley)를 개관 준비 중이다. 4월에 오픈하는 이곳은 기존 사파리와 다른 진정한 야생의 사파리다. 동물들이 좋아하게끔 계곡은 물론 진흙, 풀장 등을 만들어 동물들이 야생 그대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만든 곳이다. 이 곳에서 코식이가 흙탕물에 뒹굴며 색시와 함께 자유롭게 노는 모습도 보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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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없는, 순박한 동물들과 살다보니 김 사육사의 가훈은 ‘거짓말 안하기’다.

“예전에 동물(얼룩말)이 잘못된 적이 있는데, 느낀 게 많아요. 어떤 친구(사육사)가 책임이 두려워 진실되게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아픈 원인을 아마 사실대로 밝히지 않았다는 뜻), 그 병의 원인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면 치료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것을 저도 교훈으로 삼고 있는거죠.”

집 얘기가 나오니 문득 궁금해졌다. 김 사육사는 아내와 딸이 있다. 동물에 푹 빠져 사니 아내와 딸의 입은 뾰로통해지지 않았을까.

그런 측면도 있다고 했다.

“딸에겐 동물 이상의 사랑을 줬어요. 그리곤 항상 딸에게 말합니다. ‘동물은 누군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요. 딸은 이해를 해 줘요. 딸도 동물사랑이 그래서 끔찍하죠.”

그렇지만 부인은 좀 다르다고 했다. 밥 먹을 때도 동물 얘기로 시작해 동물 얘기로 끝내다 보니, 결혼 초기 아내는 ‘나보다도 동물들에게 더 잘한다’는 생각으로 몹시 질투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안 그래요. 다 이해를 해 줘요. 배신하지 않는 동물과 지내다 보니 우리 집도 거짓이 없고, 서로에 충실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코끼리 말문을 틔여준 그 사랑을 김 사육사는 집에서나 동물원에서나 일관되게 실천하고 있다.


한편 에버랜드동물원과 독일 생물 물리학자 대니얼 미첸 박사, 코끼리 음성 의사소통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안젤라 슈토거-호르바트 박사는 지난 2010년부터 코식이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 ’코식이’가 인간 이외 종에게는 형태학적으로 불가능한 ’언어 모방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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