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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과와 양’ 개념에서 ‘방향과 과정’으로 패러다임 바꾸기

“이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이유를 자신의 비전이나 진로와 관련하여 설명해 주세요”
“그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제출한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설명해 보세요” “교내, 교외의 활동 중에 기억에 남는 것과 그 활동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표현하세요”

“자신이 읽었던 책 중에 5권을 선정하여 내용을 요약하고 깨달은 점을 표현해 보세요”
“자신이 겪었던 일 중에, 좌절의 경험과 어떻게 그것을 극복했는지 소개해 보세요”

충분히 예상되는 면접 장면이다. 물론 이 내용은 이미 자기소개서의 핵심 항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거 같으면, 입시를 앞두고 단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거나 짜깁기를 해서 제출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점점 그러한 요령이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진정한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 때문이다. 충분히 예상되는 질문과 전략을 한번만 뒤집거나 뒤틀면 전혀 새로운 전략이 나온다. 그렇게 해서 검증하고자 하는 것이다.

무엇을? 오랜 시간 형성된 진짜 학생의 준비된 실제 역량을 검증하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것이 바로 대학과 기업, 나라가 살 길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검증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야, 제대로 준비하기 때문일 것이다. 

입학사정관제의 자기소개서와 면접의 기본적인 컨셉을 보면 크게 2가지 핵심을 잡고 있다. 명확한 인생의 ‘방향’을 스스로 계획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목표를 위해 꾸준하게 준비해온 ‘과정’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방향’은 과거에 ‘성적’위주로 살피던 ‘결과지향’과는 확연히 다르다. 방향은 ‘미래가능성’이다. 즉 학생의 미래 가능성과 잠재력까지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고등학교까지의 성적 그 자체와 수능점수 그 자체만으로 뽑겠다는 정량적인 개념에서 정성적인 개념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양’의 개념보다는 ‘과정’의 개념이 강화되었다.

공부의 양, 봉사의 양, 경험의 양이 무조건 많다고 강조하는 것은 입학사정관제의 관문에서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 양을 강조하는 사람은 ‘방향’에 대한 주도력 부재가 오히려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꿈이 ‘회계사’인데, 제출한 봉사활동 이력에 ‘탄자니아 우물파기 프로젝트 참여’, ‘환경살리기 현장순례’부터 시작해서 ‘음식나누기’, ‘바다살리기’, ‘농촌살리기’ 등 수많은 활동이력을 준비하고 어필한다고 가정해 보자.

거기서 무슨 ‘일관성’을 찾을 수 있는가. 그러기에 자신의 비전과 준비과정을 어필하는 자기소개서의 글자수와 면접에서의 시간제한은 매우 엄격하다. 방향이 명확히 서 있고, 그 방향을 위해 일관되게 과정을 준비한 학생은 과다하게 양으로 포장하지 않고, 핵심 위주로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 스펙보다는 ‘스토리’, 스토리를 넘어 ‘히스토리’를 준비하기

방향이 없는 ‘스펙’은 그야말로 ‘나열’하는 것이다. 일부 대학들은 이미 해외 봉사활동이력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하였다. 무분별한 스펙나열은 아무 의미 없다는 선포인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스토리로 승부하는 것이다. 스토리의 핵심은 무엇일까. ‘구성미(plot)’라는 것이다.

최근 한 기업에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탐색과 커리어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학생들은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난생 처음으로 ‘자기발견’을 체험하였고, 그것에 근거하여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세계발견’ 로드맵을 작성하였으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일관된 노력을 할 것인지 ‘과정축적’의 전략을 수립해 보았다. 당시 사용하였던 전체 포트폴리오의 샘플은 다음 이미지와 같다.


2010122400476_0.jpg

마지막 세 번째 라인의 ‘과정축적’을 입학사정관제라는 관문에서는 ‘이렇게 준비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이렇게 준비했습니다’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 정도라면 ‘맥’이 흐른다. 일관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미지에는 자세히 표현할 수 없지만, 실제 실천계획에서는 구체적인 ‘공부목표’, ‘독서목표’, ‘습관목표’, ‘경험목표’, ‘봉사목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실제적인 포트폴리오의 8개 이상의 항목을 균형있게 계획하고 일관되게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에 가깝다. 다른 친구들과 똑같은 ‘상품’으로 규격화되는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진짜 자신의 강점, 약점, 흥미, 재능, 적성, 가치 등을 이해하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려는 ‘한편의 스토리’에 가까운 것이다. ‘상품’이 아니라 ‘작품’으로 거듭나는 것을 말한다. 스토리의 핵심인 ‘구성(plot)'이 분명하고, 주인공의 숨결이 느껴진다. 꿈과 희망의 스토리가 보이고,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흐름도 충분히 살아있다. 자기소개서 및 면접과정에서 자신이 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고통, 좌절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표현한다면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 각본‘이다.

놀랍게도 이러한 스토리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자기주도학습자‘들이다. 즉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향‘과 ’과정‘에 대한 인식이 선명하고 간절하기 때문에, ’공부의 이유‘를 알고 공부를 주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아울러서 표현한다면 그것은 학생 자신의 ’히스토리‘가 될 것이다. 스펙을 넘어, 스토리로! 스토리를 넘어 ’히스토리‘로 빚어낼 수 있다면, 그 학생의 청소년시기는 팍팍한 입시준비가 아니라, 감동의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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