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교를 졸업한 세 명이 미국 하버드대에 합격했다. 대원외고 두 명, 한국외대부속 용인외고 한 명이다. 1999년 대원외고를 중심으로 유학반이 생긴 지 10년간 세 명 이상의 합격자가 나온 것은 2005년(6명) 이후 처음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3월 30일자)에 따르면 하버드대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6% 늘어난 2만9112명으로 사상 최다였다. 예상 합격률은 7%에 그쳐 ‘바늘구멍’ 경쟁이었다. 대원외고 유순종 유학반 담당 교사는 “하버드대 경쟁률이 치열한데 세 명이 합격한 것은 큰일”이라고 설명했다.
◆입학사정관의 힘=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34명)이 뽑는 하버드대는 성적보다는 잠재력을 선택했다. 올 2월 대원외고를 졸업한 유범상(19)군은 SAT 2310점으로 최상위권은 아니었다. 하지만 환경과 마술을 테마로 끼를 보였다. 유군은 중학교 2학년 때 가족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마술을 배운 것이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됐다. 그는 “마술적 감수성을 봉사활동에 응용해 고아원과 병원의 아동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매직 페스티벌과 LA 세계대회에 입상하고, 이탈리아 베네치아 대회 주니어부문에서 세계 1위를 했다. 유군은 중3 때 중국 베이징에 유학가 매연과 쓰레기 매립 등을 통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다.
고1 때 환경운동가인 국민대 윤호섭 교수를 따라다니며 20여 분간 마술을 활용해 환경운동 공연을 펼쳤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글로 환경부 장관상도 받았다. ‘한 달간의 지구촌 치료여행’이란 책을 출판해 마술 부록 CD를 담아 주변에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유군은 “아시아문화학과 환경정책과를 전공해 개발도상국에 생태 정책 조언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SAT 만점으로는 부족하다=김경돈(19·대원외고 졸)군과 김푸른샘(19·한국외대부속 용인외고 졸)양은 국내 유일의 SAT 만점(2400점)자다. 하지만 점수보다는 토론과 봉사특기가 하버드대 배지를 달게 했다. 김군은 고1 때 국제 문제를 다루는 토론에 흥미를 느꼈다. 독서광인 그는 고2 때 경희대가 주최한 전국고교생토론대회에 참가해 4강에 진출했다.
고3 때는 싱가포르 개최 ‘ASEAN Plus SUMMIT’에서 ‘핵 문제’를 주제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토론대회의 상을 휩쓸었다. 김군은 “정치학을 전공하고 로스쿨을 졸업해 국제형사재판소(ICC) 송상현 소장 같은 인물이 되는 게 꿈”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처럼 하버드 크림슨(교내 신문)에서 편집장도 맡고 싶다”고 밝혔다.
김양은 중2 때부터 방학 때마다 초등생 50여 명을 모아 서울 신월동 서울서부교회 지하방에서 중학교 선생님인 어머니와 무료 과외 봉사를 해왔다. 올해 대입에서 서울대(자유전공)와 영국 옥스퍼드대에 동시 합격했다. 김양은 고교생 때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활동했다.한편 국내 고교 졸업생들은 미국 명문대에 대거 합격했다. 대원외고·민족사관고·한국외대부속 용인외고 등에서 250여 명이 붙었다.
하고 싶은것이 많은 아이들이 좋은 성과를 내죠. 또 그런 학생들을 선발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