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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전형 뚫는 ‘스펙’···
체험·봉사·교양쌓기 등 동시가입도 늘어
충남 복자여고 3학년 조아영 양(18)은 지난해 2, 3주에 한 번씩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고교생 도슨트(docent·박물관 안내원) 활동을 했다. 이는 복자여고 역사동아리 ‘나라사랑’에서 진행한 봉사활동. 주중에는 매주 한 번 독서토론 동아리 ‘독서유랑’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멋진 신세계’와 같은 인문서를 읽었다. 모의재판대회를 준비하는 교내 법동아리 ‘유스티치아’와 신설된 정치외교 동아리 ‘유패드’ 활동을 통해서는 전국대회 참가, 시사토론 참여, 교내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렇게 조 양이 지난 한 해 동안 활동한 교내 동아리만 4곳이다.
고교생들이 동아리에 주목한다. 대입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요소로 비교과활동이 중시되면서 팀워크, 리더십, 창의성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의 중요성이 커진 것. 이제는 여러 활동을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동아리’, 입학사정관 전형을 콕 집어 대비키 위한 ‘맞춤형 동아리’가 등장했다. 자신의 진로를 위해 적극적으로 동아리 활동에 뛰어드는 학생들도 속속 나타난다.
○‘멀티 동아리’를 아십니까?
이른바 ‘멀티 동아리’의 등장은 동아리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각자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동아리활동을 통해 이를 관철하려 하는 태도변화에서 비롯됐다. 동아리의 비전은 공유하면서도 자신들의 특장이나 관심사에 따라 활동을 전문화, 세분화하는 것.
충남 천안중앙고 특기적성 동아리 ‘너나들이’가 대표적인 예. 당초 문집을 제작하는 동아리였던 너나들이의 신입생은 2009년 당시 단 4명. 독서토론과 문예활동 위주로 활동하던 이들은 ‘명맥이 끊긴 교지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은 뒤 교내 취재활동을 추가했다. 교지에 실을 시사이슈를 다루다보니 시사토론활동도 자연스레 생겨났다. 동아리 내 치열한 토론활동은 다시 웅변활동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너나들이는 △독서토론 및 문예부 △웅변부 △시사토론부 △언론부의 4개 부문으로 활동이 확장·전문화되었다.
이 학교 3학년 김두연 군(18)은 “작가를 꿈꾸는 학생은 문예부에서 문집을 만들고 정치외교학과 진학을 원하면 웅변부와 시사토론부에서 상식을 쌓고 논리력을 키운다”면서 “다양한 부서를 경험해보고 욕심껏 활동할 수 있어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올해 신입생 중 이 동아리에 지원한 학생은 100여 명에 이른다.
최근 대학들이 인문학적 소양과 자연과학적 지식을 넘나드는 ‘통섭적’ 인재를 요구함에 따라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특징이 융합된 동아리도 탄생한다.
서울 진명여고 환경과학동아리 ‘에코동아리’가 대표적 사례. 당초 환경문제를 과학으로 접근한다는 취지에서 ‘오수 정화하기’ 같은 과학실험을 진행하던 이 동아리는 점차 환경 이슈에 관해 치열한 토론을 하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환경신문의 발간으로 이어졌다. 이 학교 3학년 최윤영 양(18)은 “환경과학 동아리 활동은 대학 자연계열에 진학할 때 도움이 되리라 여겨지지만, 이런 자연과학적 관심을 환경신문을 제작하는 언론활동과 연계하면 인문계열 학과 진학 때도 의미 있게 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동아리, 포트폴리오가 되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어필하는 데 요긴한 포트폴리오. 과거 활동의 목적과 내용이 다소 ‘막연했던’ 동아리의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그간의 활동을 다시 정리하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엔 동아리활동의 과정 자체가 고스란히 포트폴리오 기록으로 연결되는 효율적인 동아리들도 생겨나고 있다.
충북 매괴고 독서토론 동아리 ‘생각하는 느티나무’는 학생 개개인의 활동을 입학사정관 전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www.mgbooktalk.lil.to)를 개설하고 학생 개별 게시판도 만들었다. 동아리원은 자신의 진로나 비전에 특화된 독서기록과 체험활동 보고서를 개별 게시판에 올린다. 자연스럽게 ‘나만의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
이 동아리원인 2학년 송유진 양(17)은 “앞으로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어서 ‘핀란드 교육혁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등 나의 교육철학과 관련된 도서를 읽고 기록을 나만의 게시판에 남겼다”면서 “게시판 내용물만 모아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꿈과 관련된 나의 노력을 실증할 수 있는 체계적인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동아리, 내가 만든다!
대입에서는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전문적인 노력을 해온 인재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고교생들은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동아리 활동을 원하지만, 기존 동아리들의 ‘공급’이 학생들의 이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에 학생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동아리를 직접 만든다.
경기 보정고 2학년 임수연 양(17)의 장래희망은 한국과 일본 간의 역사문제를 해결하는 외교관이다. 지난해 그는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에서 주최한 독도 탐방 캠프에 참여한 뒤 교내에서 활동을 지속하고자 했으나 벽에 부딪혔다. 관련 동아리가 교내에 전무했던 것. 이에 임 양은 교내에 직접 반크 동아리를 개설하고 회원을 모집했다. 기존 고교생 수준을 넘어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심화된 동아리활동으로 파고 들어가는 학생들도 출현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한국외국어대부속용인외고 2학년 김진우 군(17)은 3개의 경제 동아리에서 활동한다. 보육원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지도해주는 경제봉사활동 동아리 ‘이콜리시(Ecolish)’, 경제학술 동아리 ‘이코노미아(Economia)’, 학술연구에서 파생된 주식투자 동아리 ‘트레이더스(Traders)’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것. 일련의 동아리활동을 통해 ‘지식→실천→봉사’의 다양한 가치를 실감할 수 있었던 김 군은 “동아리에서 얻은 지식이 현실 활동으로 이어졌던 경험을 대입 자기소개서에 적절히 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동아리, 포트폴리오가 되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어필하는 데 요긴한 포트폴리오. 과거 활동의 목적과 내용이 다소 ‘막연했던’ 동아리의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그간의 활동을 다시 정리하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엔 동아리활동의 과정 자체가 고스란히 포트폴리오 기록으로 연결되는 효율적인 동아리들도 생겨나고 있다.
충북 매괴고 독서토론 동아리 ‘생각하는 느티나무’는 학생 개개인의 활동을 입학사정관 전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www.mgbooktalk.lil.to)를 개설하고 학생 개별 게시판도 만들었다. 동아리원은 자신의 진로나 비전에 특화된 독서기록과 체험활동 보고서를 개별 게시판에 올린다. 자연스럽게 ‘나만의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
이 동아리원인 2학년 송유진 양(17)은 “앞으로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어서 ‘핀란드 교육혁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등 나의 교육철학과 관련된 도서를 읽고 기록을 나만의 게시판에 남겼다”면서 “게시판 내용물만 모아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꿈과 관련된 나의 노력을 실증할 수 있는 체계적인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동아리, 내가 만든다!
대입에서는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전문적인 노력을 해온 인재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고교생들은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동아리 활동을 원하지만, 기존 동아리들의 ‘공급’이 학생들의 이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에 학생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동아리를 직접 만든다.
경기 보정고 2학년 임수연 양(17)의 장래희망은 한국과 일본 간의 역사문제를 해결하는 외교관이다. 지난해 그는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에서 주최한 독도 탐방 캠프에 참여한 뒤 교내에서 활동을 지속하고자 했으나 벽에 부딪혔다. 관련 동아리가 교내에 전무했던 것. 이에 임 양은 교내에 직접 반크 동아리를 개설하고 회원을 모집했다. 기존 고교생 수준을 넘어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심화된 동아리활동으로 파고 들어가는 학생들도 출현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한국외국어대부속용인외고 2학년 김진우 군(17)은 3개의 경제 동아리에서 활동한다. 보육원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지도해주는 경제봉사활동 동아리 ‘이콜리시(Ecolish)’, 경제학술 동아리 ‘이코노미아(Economia)’, 학술연구에서 파생된 주식투자 동아리 ‘트레이더스(Traders)’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것. 일련의 동아리활동을 통해 ‘지식→실천→봉사’의 다양한 가치를 실감할 수 있었던 김 군은 “동아리에서 얻은 지식이 현실 활동으로 이어졌던 경험을 대입 자기소개서에 적절히 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